축구 역사상 최초의 대륙단위 국가대항전 - 코파 아메리카의 진화 과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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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상 최초의 대륙단위 국가대항전 - 코파 아메리카의 진화 과정을 알아보자.

토르난테 2024. 6. 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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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각 대륙 축구협회는 자신들이 여는 최고 권위의 국제권위의 대회가 있다. 아시아에는 1956년부터 열린 AFC 아시안컵이 있고 아프리카에도 1957년에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대륙 국가대항전인 UEFA 유로는 1960년에 열렸으며 OFC 네이션스컵은 1973년에 열렸고 마지막으로 북중밈 골드컵은 무려 1991년에 열렸다.

그럼 코파 아메리카는 언제 열렸을까? 우루과이 출신의 엑토르 리바다비아 고메스의 주도로 남미축구연맹이 설립된 1916년에 첫 대회가 열렸다. AFC 아시안컵보다 40년이 빨랐고 UEFA 유로보다는 44년이 빨랐으며 북중미 골드컵보다는 무려 75년이 빨리 열렸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주도로 첫 남아메리카 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으며 유럽 역시 제1차 세계대전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초대 코파 아메리카 포스터



그리고 이 대회로 경쟁력을 얻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 축구의 패러다임을 이끌었다. 그럼 코파 아메리카의 역사를 간략히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Ⅱ. 남아메리카 챔피언십 시절


1916년에 처음 열린 남아메리카 챔피언십에서 이사벨라노 그라딘의 맹활약으로 우루과이가 우승한 이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쭉 강세를 보냈다. 특히 1916년부터 1930년까지 무려 12번의 대회가 열렸는데 스카로네, 안드라데, 나사치, 페트로네, 로마노 등을 앞세운 1920년대 최강국 우루과이가 6회 우승을 이뤄냈고 그 뒤를 이어 남미에서 가장 먼저 축구가 보급된 아르헨티나가 4회 우승을 이뤄내며 패권을 장악했다. 마지막으로 프리덴라이히와 아밀카르 등을 앞세운 브라질이 복병 역할을 하며 두 번의 우승을 이뤄내며 삼인자로 평가받았다.

 

코파 아메리카 6회 우승자, 앙헬 로마노의 스탯 (출처: 우루과이 축구협회)



이후 1929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초대 월드컵을 거쳐 1935년에 페루에서 다시 열렸는데 우루과이의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 다수가 은퇴했기에 유럽으로 떠난 선수들을 잘 대체한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백전노장 호세 나사치의 맹활약으로 우루과이가 우승했다. 유럽이 세계대전으로 고생하던 1930년대 후반과 40년대 초반에도 남아메리카 챔피언십은 계속 열렸는데 1937년부터 1949년까지 라 마키나라 불리던 1940년대 최강국 아르헨티나가 5회 우승을 이뤄냈다. 그러나 1940년대 후반 자국의 경제문제로 인해 스타플레이어들이 콜롬비아로 유출되었고 결국 1949년 대회에는 아르헨티나가 불참하며 브라질의 우승을 지켜봤다.

 

호세 나사치는 수비수였음에도 1923년 코파 아메리카와 1935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모두 MVP를 수상했다.



1939년의 페루, 1953년의 파라과이와 같이 기적의 우승팀들이 종종 있었지만 주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독주했는데 이들은 1950년대 후반부터 월드컵에 더 집중했는데 특히 브라질은 1959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펠레를 낸 이후에는 1군급 선수들을 클럽 친선 투어를 돌리게 했고 2진들로 구성된 팀을 내는 등 대회 권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1967년을 끝으로 오랜 기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펠레가 코파 아메리카 커리어가 빈약한 이유가 1959년에 개인은 MVP를 수상했음에도 팀은 준우승에 머무른 게 유일하게 받은 기회고 그 뒤에는 월드컵에 나가는 수준의 브라질 선수들은 코파 아메리카에 소집하지 않았기에 펠레가 이 대회에 나설 일은 없었다.

 

1959년 대회에서 MVP를 수상한 펠레.

 


Ⅲ. 코파 아메리카로 재창단


다소 무규칙한 개최 방식 및 브라질의 소극적인 참가로 인해 대회 권위의 하락으로 코파 아메리카는 대회를 8년간 중단한다. 그리고 1975년에 특정 개최국을 두지 않고 결승전만 따로 개최하는 방식으로 개편했으며 이름도 코파 아메리카로 바꿔 재출범했다. 그리고 재출범한 대회에서는 쿠비야스, 춤피타스, 벨라스케스 등을 앞세운 페루가 우승을 차지했고 1979년에는 호메리투의 맹활약으로 파라과이가, 1983년에는 프란체스콜리의 뛰어난 퍼포먼스로 우루과이가 우승을 차지했다.

 

개편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한 페루 대표팀.



이후 1987년부터는 다시 개최국 제도가 부활했고 1993년에는 부족한 참가팀 수를 메우기 위해 멕시코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자메이카와 같은 북중미 팀들을 초청했고 먼 아시아의 일본과 카타르를 게스트로 초청하며 규모를 키우기도 했다. 북중미와 아시아로 시장을 넓히며 상업적으로 성장한 코파 아메리카는 호나우두, 히바우두, 아드리아누, 리오넬 메시, 알렉시스 산체스와 같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다시 정상급 위상을 회복했다. 그 증거로 1999년 트레블의 핵심인 데이비드 베컴을 제치고 코파 아메리카에서 역대급 포스로 우승, 득점왕, MVP를 모두 석권한 히바우두가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바탕으로 1999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히바우두.

 


그리고 2016년에는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을 기념한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를 개최했는데 남미축구연맹 소속 국가들은 자동진출을 했고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에서는 예선전을 통해 진출한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아이티, 파나마가 합류해 16강 본선을 치렀다. 이 대회에서는 강호 브라질과 우루과이의 조별리그 탈락, 조 1위로 진출한 멕시코가 칠레에게 7-0으로 대패하는 이변을 보이다가 결국 칠레가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칠레에게 패하며 또 다시 우승에 실패한 메시



1987년 개편 이후에는 브라질이 무려 6회 우승을 차지하며 3회 우승의 아르헨티나와 2회 우승의 칠레, 우루과이를 제치고 가장 많은 우승컵을 획득했다. 1989년의 베베투, 1997년의 호나우두와 1999년의 히바우두, 그리고 2004년의 아드리아누와 2007년의 호비뉴, 그리고 2019년의 다니 아우베스까지 뛰어난 스타들이 브라질을 이끌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대회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3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네 번째 결승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5전6기끝에 남미 챔피언에 오른 메시

 


Ⅳ. 선수 보호에 더 힘씀으로서 한층 진화를 노리는 코파 아메리카 2024


이번 코파 아메리카 2024는 2016년처럼 남아메리카 대륙의 국가가 아닌 초청국 미국에서 개최했다. 100주년 기념대회가 아닌 공식 대회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도 코파 아메리카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연장전 없는 토너먼트를 볼 수 있다. 토너먼트 경기에서는 규 시간에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 없이 곧바로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리지만 예외로 결승전에서는 연장전 30분까지 온전히 소화한다.

게다가 핑크카드가 새로 도입된다고 한다. 핑크카드는 선수를 징계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 오히려 선수를 보호하는 카드인데 핑크 카드는 뇌진탕이나 머리 부상이 의심되는 선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핑크 카드를 받으면 경기장에 남아있을 수 없으며 곧장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위해 라커룸 혹은 의료 시설로 이송되며 팀 주치의는 선수의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뇌진탕 평가 결과를 요약한 보고서를 작성해 24시간 이내에 남미축구연맹의 의료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코파 아메리카 2024에서 처음 도입되는 핑크 카드.



이 새로운 카드는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하기 위한 남미축구연맹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고 대회를 앞두고 통과됐다. 그리고 이 핑크 카드가 발동되면 경기 중 6번째 교체 선수를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이 상황에서는 경기의 공정성을 위해 상대에게도 추가적인 교체 혜택이 적용된다고 전해진다.

유럽 국가들에 비해 양질의 자국리그 유지에 실패하며 전체적으로 전력이 떨어진 남미 대표팀은 UEFA 유로에 대비되는 카드로 선수 보호라는 승부수를 내걸었다. 결승전을 제외한 연장전 제거와 핑크카드의 도입 및 특정 상황에서는 교체 선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대회로 새로 탄생하려고 한다.

 

 


자 우리 모두 인간미 넘치는 코파 아메리카 2024를 함께 즐겨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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