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들로네 컵, UEFA 유로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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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들로네 컵, UEFA 유로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토르난테 2024. 6. 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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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앙리 들로네 트로피


2023-24 시즌이 끝났다. 분데스리가는 레버쿠젠이 리그 역사상 첫 무패우승을 이뤄냈고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 역사상 첫 4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세리에 A에서는 인테르가 우승했으며 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는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하며 유럽 클럽 축구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UEFA 유로 2024와 코파 아메리카가 우리를 기다린다. 특히 UEFA 유로 2024는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잉글랜드의 굴리트 주드 벨링엄과 유로피언 골든슈 해리 케인, 프랑스의 차기 축구황제 음바페와 현세대 최고의 토털 플레이어 그리즈만, 그리고 개최국 독일에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토니 크로스와 마누엘 노이어도 있으며 이외에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랭키 더용, 로드리, 레반도프스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 수많은 스타들이 참가해 대회를 빛낼 것이다.

 

유로 2020 우승국 이탈리아

 


그렇다면 UEFA 유로의 트로피의 이름은 무엇일까?  FIFA 월드컵에는 1970년까지 월드컵 개최에 큰 공을 세운 FIFA 전 회장 쥘 리메의 이름을 딴 쥘리메컵이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는 우승 트로피의 이름을 스위스 베른의 세공 전문가 위르그 스타델만이 만든 빅이어로 지었다. UEFA 유로의 우승컵의 이름은 바로 앙리 들로네다. 그럼 이 트로피의 주인공 앙리 들로네는 누구일까?


Ⅱ. 앙리 들로네는 누구인가


UEFA 유로의 아버지 앙리 들로네는 초년에는 파리 축구 클럽의 심판이었으나 시합 중 공이 물고 있던 호루라기에 맞아 이가 깨지는 사고를 당하고 심판직을 그만둔다. 그리고 23세가 되자 프랑스 축구 연맹의 사무국장의 자리에 오르고 이후 4년 동안 국제축구평의회에도 참가했다. 이때 쥘 리메에 의해 월드컵 개최가 제안되고 1927년 앙리 들로네는 월드컵의 첫걸음을 위해 유럽선수권의 개최를 제안했지만 피파는 월드컵 개최 준비 문제로 들로네의 제안을 거절했다.

 

1924년의 앙리 들로네



세월이 흘러 제2차 세계대전도 지나고 1954년에 앙리 들로네는 유럽 축구 연맹을 창설해 초대 UEFA 회장이 되었고 UEFA 유로, 일명 유럽축구선수권의 시작에 박차를 가하나 1955년에 앙리 들로네는 병사하고 만다. 그래도 그의 숙원 사업은 아들인 피에르 들로네가 UEFA의 2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초대 유럽축구선수권을 1960년에 앙리 들로네의 고향인 프랑스에서 개최한다. 그리고 이 대회의 트로피 이름을  COUPE HENRI DELAUNAY, 즉 앙리 들로네 컵으로 명명하고 대회 이름을 유러피언 네이션스컵으로 결정한다. 이후 1968년부터 이름을 유러피언 풋볼 챔피언십, 즉 UEFA 유로로 바꾼 게 UEFA 유로의 시작이 된다.

 

 

노년의 앙리 들로네



그리고 먼 훗날인 UEFA 유로 2008년을 앞두고 앙리 들로네 컵에 변화가 오는데 받침대에 쓰여있는 역대 우승팀 자리도 다 찼고 트로피가 다른 트로피들에 비해 작다는 평이 많아 2008년부터 새로운 트로피가 제작되었다. 기본 디자인은 그대로 하되 받침대를 제거하고 크기를 더욱 키웠다. 높이가 60cm인데 원래보다 18cm나 더 커졌고 현재 UEFA주관 대회 트로피중 가장 큰 트로피가 되었다. 또한 기존에 프랑스어로 써져 있던 트로피는 COUPE HENRI DELAUNAY를 제외하고 영어로 통일을 시켰고 우승국들의 표기는 뒷면에 썼다.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 이 트로피를 쓰고 있다.

 



유럽만의 대회인 UEFA 유로를 위해 평생을 바친 앙리 들로네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숙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피에르 들로네 덕분에 지역별로 여러 국제 대회가 난립하던 유럽은 UEFA 유로를 바탕으로 하나의 유럽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Ⅲ. 앙리 들로네 트로피의 주인공들


초대 1960 유러피언 네이션스컵은 레프 야신과 이고르 네토를 앞세워 1956 멜버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소련 대표팀이 차지했다. 그리고 다음 대회인 UEFA 유로 1964에서는 당대 유럽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루이스 수아레스 미라몬테스와 레알 마드리드 역대 최고의 라이트윙 아만시오 아마로의 맹활약으로 디펜딩 챔피언 소련의 2연패를 막고 아르마다 군단 스페인 대표팀이 20세기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초대 우승팀 소련. 맨 앞줄은 주장 이고르 네토, 그 바로 뒤는 레프 야신.

 


UEFA 유로로 이름을 바꾼 1968년 대회에서는 카테나치오를 앞세운 이탈리아 대표팀이 자이치가 선봉에서 맹활약한 유고슬라비아를 재경기 끝에 꺾고 우승하며 2년 전 월드컵에서 북한과 소련에게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치욕을 씻어내기도 했다. 특히 1972년 대회에서의 서독 대표팀은 람바참바 풋볼이라 불리며 1970 월드컵 우승팀 브라질과 비견되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난적들을 연전연파하며 우승컵을 차지했는데 이때 베켄바우어의 활약으로 독일식 리베로가 대중화되었으며 유로 1976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서독과 체코슬로바키아가 격돌했는데 이보 빅토르의 뛰어난 선방과 기존에는 없던 중앙으로 천천히 차는 페널티킥을 선보인 파넨카 덕분에 체코슬로바키아 대표팀은 최초로 승부차기에서 이겨서 우승한 팀으로 등극했다.

 

유로 1972 우승을 이뤄낸 람바참바 풋볼 서독의 에이스 프란츠 베켄바우어.



비록 이 대화가 끝나고 베켄바우어를 비롯한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결승의 황금세대의 멤버들이 대거 은퇴했음에도 서독 대표팀은 1980년 대회에서 훌륭한 세대교체의 산물인 칼하인츠 루메니게와 만프레트 칼츠, 그리고 베른트 슈스터와 뉴 포메이션인 3-4-1-2 포메이션을 앞세워 대회 3회 연속 결승 진출 및 우승을 이뤄냈다. 1984년에는 플라티니가 전무한 원맨쇼를 선보이며 1경기에 9골을 득점하는 괴력을 뽐내며 프랑스 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1988년 대회에서는 반 바스텐, 뤼트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를 앞세운 네덜란드 대표팀이 크루이프도 이뤄내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유로 1988 네덜란드 우승의 주역 뤼트 굴리트와 마르코 반 바스텐.



1992년에는 내전으로 인해 출전권을 박탈당한 유고슬라비아 대표팀 대신 출전한 덴마크 대표팀이 스웨덴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데니쉬 다이너마이트 신드롬을 보여줬고 1996년에는 천재 리베로 마티아스 잠머를 앞세운 통일 독일 대표팀이 3백 시스템에서도 오프사이드 트랩이 가능함을 선보이며 최초로 대회 3회 우승을 달성했고 20세기 마지막 대회에서는 데샹과 지단을 앞세운 아트사커 프랑스 대표팀이 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하며 아트사커의 시대를 확고하게 했다.

 

20세기 마지막 유로 우승팀 프랑스의 우승 멤버들.



21세기 첫 번째 대회인 유로 2004에서는 기존의 강호들이 조기 탈락하는 이변 속에 지역방어의 시대에서 대인방어 시스템의 정점을 보여준 오토 레하겔의 그리스 대표팀이 개최국 포르투갈을 꺾고 아홉 번째 우승국이 되었으며 챠비, 이니에스타, 라모스 등이 주축이 된 스페인 대표팀은 유로 2008과 유로 2012를 연속으로 제패했으며 그 사이에 있던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이뤄냈다.

 

메이저 3연패의 마침표를 찍은 스페인.



유로 2016에서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포르투갈 대표팀이 결승전에서 개최국이자 우승 1순위였던 프랑스를 꺾고 열 번째 우승국으로 합류했고 코로나로 인해 1년 더 늦게 개최된 유로 2020에서도 프랑스와 잉글랜드, 포르투갈의 강세 속에서도 로베르토 만치니의 지도력과 돈나룸마, 키엘리니, 보누치가 코어가 된 견고한 수비진이 빛을 발하며 이탈리아 대표팀이 앙리 들로네 컵을 차지했다.


Ⅳ. UEFA 유로 2024


그리고 이제 다음 주에는 UEFA 유로 2024가 개막한다. 2018년 이후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개최국 독일이 이번 대회를 반등의 기회로 삼고자 할 것이고 이번 시즌 3대 리그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인 케인, 벨링엄, 포든을 앞세우며 열한 번째 우승국으로 등재되기를 원하는 잉글랜드와 스쿼드 밸런스가 좋고 음바페와 그리즈만 조합을 앞세운 프랑스 역시 우승을 노릴 것이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참가했고 역시 스쿼드 밸런스가 괜찮은 포르투갈 역시 우승후보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지아와 현재도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힘든 상황인 우크라이나 역시 이번 대회에 참가했는데 특히 조지아는 소련 해체 이후로는 첫 참가였다. 그 외 알바니아 역시 처녀 출전국으로 이변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UEFA 유로는 FIFA 월드컵과는 다르게 예상치 못한 우승국 역시 자주 나오기에 여러 국가들이 우승 트로피를 노릴 것이다. 과연 이번 UEFA 유로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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