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감독의 위대함과 한계를 보여줬던 한 스페인의 사나이

동네 축덕 아저씨의 축구 썰/동축아썰 칼럼

매력적인 감독의 위대함과 한계를 보여줬던 한 스페인의 사나이

토르난테 2020. 9. 29. 15:17
728x90
728x90

매력

 

매력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끌어들이는 힘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가끔 이 매력에 이끌려 객관적으로 다소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결정을 하기도 한다.

강원 FC는 가난한 구단이지만 감독 김병수의 일명 병수볼이라 불리는 전술 스타일과 안목에 매료되어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강원으로 이적을 감행하는 선수들이 있다.

병수볼은 패싱축구를 기반으로 공을 점유하며 플레이를 하며 포어 리베로와 펄스 나인 전술을 상당히 애용하며 가난한 강원을 이끌고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팀은 병수볼을 앞세운 강원이 아니다. 강원과 김병수의 일화와 유사한 팀이 2012년 스페인에도 있었다. 비록 연고지는 마드리드이지만 가난한 팀 라요 바예카노와 자신의 철학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파코 헤메스가 그 주인공이다.

참 닮은 점이 많은 김병수와 파코 헤메스

이 파코 헤메스의 매력에 빠져 더 돈을 많이 주는 중견 팀들 대신 라요 바예카노로 이적한 선수들도 많았으며 라요는 라 리가에서 가장 가난한 팀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중위권에 안착하는 성공을 이뤘었다.

 

돌격 앞으로

 

 

 

2012-13 시즌 라요 바예카노의 플랜 A

 

라요의 리베로 갈베스

 

 

돌풍

 

라요 바예카노는 헤메스 부임 이전까지만 해도 공격의 핵인 미추가 스완지 시티로 이탈했으며 주전 공격수인 디에고 코스타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 복귀하며 강등이 유력한 팀으로 꼽혔다. 게다가 73 실점으로 라 리가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한 수비진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헤메스가 부임하고 상기한 내용대로 전술을 개편하며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며 리그에서 8위를 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으며 매력적인 축구로 인해 팬들도 늘어났으며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라요의 핵심 득점원 피티

주 득점원은 레프트 윙 포워드 피티로 중앙으로 침투해서 빈 공간에서 득점하며 무려 18골을 득점했으며 이는 라 리가 득점 순위 6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라요 바예카노는 자신보다 높은 순위에 있던 말라가가 재정적 페어플레이 룰 위반으로 유럽 대항전 참가 금지라는 징계를 받으며 유럽 대항전마저 꿈꾸고 있었다.

 

도태

 

위의 사진은 타인의 불행을 구경하고 오는데 자신도 그 불행에 같이 덮쳐진 상황에서 주로 쓰는 사진인데 라요의 상황이 딱 저 사진과 같았다.

말라가가 재정 문제로 UEFA에서 징계를 받아서 8위인 라요도 유럽 대항전을 꿈꿨으나 재정이 안 좋은 건 라요도 마찬가지였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라요 바예카노가 빚을 갚지 못해 채권 쟁의에 휘말리면서 UEFA 라이선스를 발급받지 못했고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다. 라요는 CAS에 항소했지만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대회는 시작했기에 결국 9위 세비야에게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라요 바예카노의 보드진은 무능했으며 파코 헤메스를 보고 온 선수들도 매년 다른 클럽으로 떠났지만 헤메스의 활약으로 2015-16 시즌까지는 잔류하나 헤메스의 전략은 파훼당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버티지 못한 라요는 2015-16 시즌에 강등당했고 보드진은 지쳐서 그라나다로 떠나는 파코 헤메스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라요 바예카노는 잊혔으며 이미 전략이 파훼당한 파코 헤메스도 이후로는 맞춤 전략인 두줄 수비와 롱볼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잊혔다.

훌륭한 매력으로 한 시대를 나름 풍미했지만 진화에는 실패하며 서로를 망친 아쉬운 사례였다. 보드진은 낡은 경영을 버리지 못했으며 감독도 파훼법에 대해 극복하지 못했다.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이론은 모든 생태계에 국한되는 이론이며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지 원본 출처: www.vavel.com

동네 축덕 아저씨의 축구 썰 - 박수용의 토르난테
관리자 박 수용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