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예상을 비웃는 기적을 현실로 만든 독일의 어떤 축구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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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예상을 비웃는 기적을 현실로 만든 독일의 어떤 축구 구단

토르난테 2020. 6. 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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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Miracle)

 

기적이란 무엇인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을 뜻하는 단어이다.

축구계에서도 이러한 기적이라 불리는 일들이 많다. 유럽에서도 중위권에 불과했던 서독이 당대 세계 최강 헝가리를 상대로 월드컵 결승에서 이긴 베른의 기적이 그 대표적인 예다.

1954년 월드컵에서 매직 마자르를 꺾은 서독 대표팀을 두고 세간에서는 배른의 기적이라고 한다.

이런 기적은 단기 토너먼트뿐만이 아니라 리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2. 분데스리가를 우승하고 승격한 승격팀이 승격한 시즌에 분데스리가를 우승하고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린 사레가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기적을 이끈 팀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돌아온 프리츠 발터의 후예들

 

상술했던 베른의 기적을 이끈 독일 선수단의 주장이자 팀의 에이스는 프리츠 발터였다. 프리츠 발터는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전설적인 선수로 뛰어난 리더십과 훌륭한 경가 조율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그리고 프리츠 발터가 베른의 기적을 이끈 뒤 37년 뒤에 카이저슬라우테른은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1995-96 시즌에는 열여덟 번이나 비기는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강등을 당했다. 주장 브레메가 강등의 눈물을 흘릴 때 간신히 강등을 피한 레버쿠젠의 푈러가 그를 달래는 장면은 카이저슬라우테른의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강등의 눈물을 흘리는 브레메를 달래는 루디 푈러

카이저슬라우테른은 오토 레하겔을 감독으로 삼아 승격을 도모한다. 레하겔은 브레멘을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강호로 올려놓은 뒤 바이에른 뮌헨에서 감독직을 맡았으나 보드진과의 갈등으로 사임한 상태였다.

레하겔은 1996-97 시즌 2. 분데스리가를 우승한다. 19승 11무 4패 승점 68점의 성적으로 2. 분데스리가를 우승하며 분데스리가로 돌아왔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영광에 취한 도르트문트와 분데스리가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UEFA 컵 우승자 샬케와 그 외 여러 분데스리가의 터줏대감들이 카이저슬라우테른에게 승점 3점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프리츠 발터의 후예들은 이전과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홈에서 2-0으로 이기고 원정에서 1-0으로 이긴 것이 원동력이 되어 바이에른 뮌헨을 승점 2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9승 11무 4패, 승점 68점으로 우연의 일치인지 저번 시즌 2. 분데스리가 우승 시절과 같은 승점으로 우승했다.

1997-98 시즌, 우승 셀레브레이션을 하며 마이스터샬레를 드는 오토 레하겔

주장이자 노장인 안드레아스 브레메는 커리어의 마지막을 우승컵으로 장식하고 은퇴했으며 당시 유망주였으며 훗날 준우승의 상징이 되어버린 전설적인 미드필더 미하엘 발락은 커리어를 우승으로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팀이 우승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기적을 불러온 비결

 

오토 레하겔은 원 팀으로서의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와 유사한 수비 축구를 신봉했다.

오토 레하겔이 이끄는 카이저슬라우테른의 4-4-2 전술, 네 명의 센터 백이 기용되었다.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는 사이드 백을 두지 않고 한 명의 리베로와 세 명의 스토퍼를 두는 고전적인 카테나치오 방식을 선호했다. 리베로인 카들레치의 지휘 아래 스토퍼들은 각자 지역으로 들어오는 선수에 대한 맨 마킹을 주로 하는 방식이었다.

양 측면 스토퍼인 센베리와 코흐가 기본적으로 측면도 커버하지만 측면 미드필더인 부크와 바그너가 활발하게 수비 가담을 하며 양 측면의 스토퍼와 협력수비를 하며 유사시에는 여섯 명이 동시에 수비에 가담하기도 한다.

양 측면이 내려갈 시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에 있는 리세가 왼쪽 측면을 커버하며 중앙의 하티뉴가 오른쪽 측면을 커버했다. 하티뉴는 넓은 활동량으로 측면과 중앙, 그리고 공격 지역까지 커버했다.

그리고 이 미드필더들을 지휘하는 치리아코 스포르자는 후방 플레이메이커의 역할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능 미드필더였다. 양 측면 미드필더와 함꼐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양 측면으로부터 공을 배급해주는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도 역할도 맡았다.

카이저슬라우테른의 중원의 핵심 치리아코 스포르자

마지막으로 최전방에서 득점하는 역할은 마르샬이 맡았다. 마르샬은 우수한 볼 터치와 188cm의 장신에서 나오는 헤딩 능력으로 양 측면에서 크로스를 지원받으며 리그에서만 21골을 넣으며 분전했으며 서브인 파벨 쿠카는 장신으로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공격수로 불리한 상황에 주로 나왔다. 마르코 라이히나 마리안 흐리스토프, 그리고 미하엘 발락이 서브로 기용되었으며 노장 안드레아스 브레메는 정신적 지주로 감독과 선수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카이저슬라우테른은 선 수비 후 역습을 앞세우며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하나의 팀이 되고 빈 공간을 한 걸음이라도 더 뛰면서 커버하며 원 팀으로서의 단결된 모습을 보였고 이는 승격팀의 분데스리가 우승이라는 기적적인 결과를 창출했다.

 

Again Miracle Kaiserslautern

 

하지만 아쉽게도 이 우승은 카이저슬라우테른의 마지막 날갯짓이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8강에 진출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게 두 경기 도합 6-0으로 대패했으며 그 이후로는 클로제 덕분에 간신히 강등을 피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러다가 클로제가 떠난 이후인 2005-06 시즌에는 다시 강등당했다가 2009-10 시즌에 돌아왔으나 2011-12 시즌에 다시 강등당한 이후에는 2. 분데스리가에 머물다가 재정난으로 3부 리그로 강등당했다.

프리츠 발터의 후예들은 2018-19 시즌에도 3부 리그에서도 9위에 머물렀으며 2020년 6월 9일 기준 12위에 머무르며 승격은 어려워보인다.

분데스리가에 기적이란 단어의 유효함을 보여줬던 프리츠 발터의 후예들을 분데스리가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들에게 또 다시 기적이 함께하기를 응원해본다.

 

박수용의 토르난테 - 동네 축덕 아저씨의 축구 썰
관리자 박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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