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미드필더 1등을 안드라데로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한 술회

박수용의 토르난테/개인적인 사색

수비형 미드필더 1등을 안드라데로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한 술회

토르난테 2022. 5. 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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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블로그에서는 포지션별 역대 최고의 선수 탑 50을 선정해 포스팅하고 있으며 현재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끝마치고 중앙 미드필더를 조사하고 있는 단계다.

가장 최근에 완성한 수비형 미드필더 항목에서 내가 오랜 시간 밀던 "역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프랑크 레이카르트다."라는 생각을 뒤집고 호세 레안드로 안드라데를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픽했다.

그렇다면 축구 역사를 탐독한 지 10년이 넘었고 그동안 바꾸지 않았던 픽을 바꾸게 된 계기를 여러분께 풀어보고자 한다.

내가 그동안 프랑크 레이카르트를 밀었던 이유는 딱히 플레이에 단점이 없었으며 시대를 풍미한 AC 밀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속칭 말코바타 포백과 굴리트, 반 바스텐 투톱을 이어주는 중심축이었으며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유로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기에 그렇게 평가해왔다.

시대를 풍미한 오렌지 삼총사의 일원 굴리트, 반 바스텐, 레이카르트


하지만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는 월드컵이다. 다른 포지션의 시대의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보자 펠레, 호나우두, 레프 야신, 프란츠 베켄바우어, 자우마 산투스, 파올로 말디니, 가린샤, 로타어 마테우스, 호나우지뉴. 모두 월드컵 퍼포먼스가 대단했다. 야신과 말디니가 우승에 실패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레이카르트는 월드컵에서의 퍼포먼스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상대팀 감독 베켄바우어의 도발에 넘어가 루디 푈러와 트러블을 일으킨 후 동반 퇴장당했는데 문제는 투 톱의 스트라이커보다 피보테가 전술적 가치가 더 커서 큰 손해를 봤으며 1994 미국 월드컵에서도 마우루 시우바나 디노 바조, 그리고 둥가에 비해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레이카르트와 푈러가 동반 퇴장 당한 장면



반면 안드라데는 월드컵 이전 최고 권위의 대회였던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1930 우루과이 월드컵에서도 MVP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당시에는 챔피언스리그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와 같은 공식적인 국제 컵 대회가 없어서 안드라데의 클럽 활약을 측정하긴 어려우나 당대 세계 최강이었던 우루과이에서 가장 스타성이 좋았던 선수임을 고려하면 역으로 클럽 활약이 나빴다는 추측을 하기도 어렵다.

축구 이외에도 음료 제작에 능했던 안드라데



챔피언스리그와 유로의 권위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 그리고 포지션 역대 최강자라면 국적이 월드컵 진출조차 불투명한 축구 변방국이 아닌 이상 월드컵 활약이 무시될 수는 없다. 심지어 레이카르트의 네덜란드는 1988 유로에서 우승한 팀이다. 그럼에도 유로와는 다른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점에서 레이카르트가 역대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관점이 흔들렸고 결국 토르난테 선정 역대 수비형 미드필더 최강자 자리는 호세 레안드로 안드라데로 교체했다.

 

화해한 것은 다행이나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이 날라간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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