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후 시즌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이 그려야 할 대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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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후 시즌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이 그려야 할 대전략은?

토르난테 2020. 4. 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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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무환 (有備無患)

항상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않는다는 사자성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작은 동아리나 인터넷 카페에서도 우선 대전략을 세우고 그에 따른 세부적인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하고 여러 참모들과 의논한다.

그러나 이런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참모들끼리도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하기도 한다. 당연히 이는 의사 결정자가 적절한 조정 끝에 양측이 합의하에 결정이 되든 한쪽이 어떤 식으로든 패배해 물러나며 결정이 되기도 한다.

축구 구단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보드진은 시즌 중에 이미 부족한 점에 대해 파악하며 단장, 감독, 스카우터, 코치, 그리고 여러 이사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며 문제 해결 방법을 의논한다.

그리고 상술했던 이런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가장 입김이 강한 단장과 감독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이 그렇다.

1. 단장 하산 살리하미지치 (일명 브라쪼)와 감독 한지 플릭 (본명 한스 디터 플릭)

단장 하산 살리하미지치와 감독 한지 플릭은 카이 하베르츠의 영입에는 둘 다 동의한다. 그러나 또 다른 공격 자원에 대한 보강을 두고는 서로 의견이 다르다.

하산 살리하미지치는 측면에서 스피드를 앞세운 플레이 강점이 있는 리로이 자네를 영입해 그의 스피드와 크로스 능력을 앞세워 레반도프스키를 철저하게 지원할 생각을 한다. 자네의 부족한 패스 센스는 중앙의 카이 하베르츠를 통해 메울 수 있다는 복안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한지 플릭은 티모 베르너의 영입을 원한다. 티모 베르너는 순간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뒷공간 침투 능력과 정확한 결정력을 앞세운 선수지만 볼 키핑과 제공권에 확실히 약점이 있는 선수다. 그러므로 볼 키핑과 제공권이 확실한 타겟 스트라이커와의 투 톱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는 이러한 능력을 가진 레반도프스키라는 스트라이커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두 영입 타겟인 티모 베르너와 리로이 자네

그러면 축구를 잘 아시는 분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투 톱을 쓰면 4-4-2나 3-5-2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닌가?

4-4-2는 2명의 중원 미드필더를 활용하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제하는지라 중원 장악력이 약해진다. 바이에른 뮌헨은 중원 싸움을 포기하는 팀이 아니다.

3-5-2는 오프사이드 트랩 활용을 기대할 수 없으며 수비 지향적인 전술이라 바이에른 뮌헨이 메인 플랜으로 사용하기는 부적합하다. 거기에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에게 지나친 과부하가 걸린다.

그렇다고 억지로 윙어로 기용하기에는 베르너는 윙어에서 아주 훌륭한 전수가 아니다. 플릭은 대체 무슨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라고 고민할 것이다. 필자도 그랬었다.

그리고 굉장히 친한 바이에른 뮌헨 팬 동생이랑 이 이야기를 많이 나온 결과 문득 좋은 모델들이 떠올랐으며 플릭의 대단함에 탄복하며 베르너 영입을 응원했다. 도대체 무엇을 생각했기에 갑자기 의문이 풀렸을까? 이제 필자의 예측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허허실실 (虛虛實實)

허와 실이 일정치 않아, 허한 듯 실하고 실한 듯 허하다.

즉 적의 강점은 피하고 약점을 노리는 동시에 나의 강점은 감추고 약점은 노출시키는 계략이다.

플릭은 베르너를 이 허허실실의 한 수로 사용할 듯하다. 베르너는 약점이 확실한 선수라 유럽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이 리스크를 파악하고 있고 이에 방심할 수 있다.

플릭은 겉으로는 4-2-3-1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4-2-3-1을 그려보다가 두 개의 모델이 생각났다.

하나는 2018 월드컵의 우승팀 프랑스였다. 정확히는 프랑스의 공격 자원인 그리즈만의 활용법이 떠올랐다.

프랑스는 그리즈만을 4231의 2선 3의 중앙에 배치했으며 선봉에는 제공권 다툼에 강하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했던 지루를 배치했다. 양 측면에는 속도가 빠르며 클러치에 강한 음바페를 기용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원래는 수비적인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에서 뛰는 블레이즈 마튀이디를 배치해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3선에 있는 포그바와 캉테를 지원하며 중원 싸움과 2선에서 상대의 오른쪽 수비 압박을 동시에 하며 공격과 중원을 동시에 지원했다.

그리즈만은 베르너와 유사한 점이 일부 존재하는 선수이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뒷공간에 침투하여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하는 선수이다. 비록 그리즈만은 플레이 메이킹에도 능한 선수이지만 이 점은 하베르츠 영입을 통해 상쇄할 수 있었다.

하베르츠는 그리즈만과 마찬가지로 팀의 중원이 약해지면 3선에서 내려와 풀어주는 능력에 능했다. 게다가 기존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들과는 다르게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플레이는 물론이고 토마스 뮐러처럼 공간 활용에 능해 공간이 보이면 바로 침투하여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다른 선수를 지원할 수도 있으며 득점할 수도 있는 선수다. 마튀이디보다 훨씬 다재다능한 하베르츠의 존재는 베르너가 그리즈만에 비해 부족한 능력을 보강해줄 수 있다.

그리고 그냐브리는 음바페에 비해 득점에 기복이 있는 것은 레반도프스키와 지루의 역량 차이로 극복이 가능하다. 주전 스트라이커 치고 득점력이 약해 2선 공격진 지원에 매진한 지루와는 달리 레반도프스키는 지루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동시에 득점력마저 유럽 빅리그 최고의 수준인 선수다.

아마 형식상으로는 프랑스와는 달리 하버츠는 중앙, 베르너는 왼쪽 측면에 위치할 확률이 높은데 스위칭이 잦은 전술 특성상 결국 큰 의미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약한 뤼카 에르난데스를 레프트 백에 기용해 왼쪽 라인의 공격 전개가 답답했던 프랑스 대표팀에 비해 바이에른 뮌헨은 스피드가 빨라 원활한 공수전환 능력을 보유했으며 크로스와 패스 모두 훌륭하게 공격 지원을 하는 동시에 수비 복귀 타이밍과 수비 시 위치 선정, 그리고 태클에까지 능한 완벽한 레프트 백 알폰소 데이비스가 존재함으로써 이 전술에 더 적합한 팀이 된다.

거기에 파바르는 수비와 공격 모두 준수하며 센터 백과 사이드 백을 모두 자유롭게 소화할 수 있으며 그가 공격을 나갔을 때는 축구 지능이 뛰어난 키미히가 오른쪽을 커버할 수도 있다. 쥘레와 알라바의 중앙 수비 조합은 커맨더와 파이터를 연상시키는 완벽한 수비 조합이며 티아고는 두 말하면 입 아픈 완벽한 미드필더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벤치에는 뮐러나 페리시치, 고레츠카 같이 다재다능하고 경험 많은 선수들도 포진했기 때문에 응용해서 사용도 가능하다.

고로 두 번째로 생각난 그림이자 실질적인 움직임은 4-2-3-1이면서도 동시에 3-5-2와 4-4-2 그리고 4-3-3으로 계속 위치를 바꾸며 상대를 비대칭적으로 찌르는 전술인 조나 미스타의 2010년대 버전이 될 공산이 크다. 원톱 같은 투 톱, 투 톱같은 원톱, 포 백같은 쓰리 백, 쓰리 백 같은 포 백, 이거야 말로 허허실실의 결정체가 아니겠는가?

물론 이러한 조나 미스타는 뛰어난 조직력과 선수들의 축구 지능과 전술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고난도의 전술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팀에 부상이 잦아서 어려운 시즌을 보낸 이번 시즌에 플릭 휘하에서 다양한 포지션과 다양한 전술에서 뛴 경험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과 여러 상황에서 경기하는 방법을 익힌 영리한 선수들이 많다. 즉 이런 어려웠던 환경이 상대의 허허실실을 노리기 매우 적합한 환경으로 단련된 것이며 이를 운용하는 플릭의 역량을 팬들인 우리는 물론 보드진도 그를 믿기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생각한다.

그럼 코망은 왜 남기고 다소 공격적인 라이트 백인 데스트는 왜 영입하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이런 플레이에 아주 좋은 플레이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성동격서 (聲東擊西)

허허실실의 정점에 있는 계책이며 성의 동문을 공격하는 척 연기를 하면서 서문을 공격하는 계책이다.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남양의 장수를 공격할 때 채용했지만 그의 참모 가후에게 읽혀서 막힌 이력이 있는 책략이다.

하지만 항상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비대칭 전략을 품에 숨기고 있으면 그만큼 이길 수 있는 경기 수가 늘어나는 법이고 축구에서는 이 전술을 알아도 상대는 두 가지의 경우의 수에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 즉 이지선다를 강요한다.

코망과 데스트는 측면 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자원으로서 상대가 저런 플레이에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예상되거나 부상 문제로 저 전술이 어려운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쓸 수 있는 전략이 된다.

하베르츠 또는 뮐러나 베르너를 4231 중앙에 배치하고 좌측의 데이비스-코망과 우측의 데스트-그냐브리라는 기동력이 뛰어난 측면을 이용해 상대의 측면을 붕괴시키며 측면에서 조여 가는 전술을 쓸 수도 있는 것이다.

크로스를 부상으로 잃은 하인케스가 중원의 지배력 약화를 측면에 힘을 실어서 강팀들을 연달아 대파했듯이 이런 기습적인 플랜 B 전략은 플릭의 무서운 히든카드가 될 것이며 허허실실을 극대화하는 비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플릭은 이런 심리전에 능숙한 감독이다.

즉 플릭의 베르너와 데스트라는 다소 컨셉에 어긋나 보이는 영입은 오히려 차후 트레블이라는 대권에 달성할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하고 필자는 플릭을 지지한다.

수어지교 (水魚之交)

유비가 경험이 일천한 제갈량을 영입하고 우대하자 유비의 의형제이자 고참 장수인 관우와 장비가 불만을 품자 유비가 "내가 공명을 얻은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마찬가지다. 두 아우는 너무 여러 말 마라"라고 한 데에서 유래했다.

현재 플릭은 이러한 계획을 실현함에 있어 내부의 영입 실권자 중 하나인 단장 살리하미치지 일명 브라쪼와 갈등을 일으키는 게 크다.

브라쪼는 외부 영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여러 좋지 않은 상황에도 자네 영입은 브라쪼에겐 자리보전에 히든카드가 될 것이므로 버리기 어려운 카드인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필자가 예측한 플릭의 계획은 천하삼분지계만큼 훌륭한 그림이며 최고 실권자 루메니게는 이 계획을 버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브라쪼와 플릭을 조정할 것이 분명하다.

고로 브라쪼에게 살 길은 십자인대 부상과 경기 감각 저하라는 악재를 달고 있는 자네 영입이 아닌 내부에 있다.

최근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는 알라바와 노이어의 재계약에 매진하며 그들의 재계약을 선수와 구단, 팬 모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성공한다면 자네라는 카드를 포기하고도 자리를 지킴은 물론 팬들의 호평도 받을 수 있어 보인다.

필자는 브라쪼가 유비의 유언을 어기고 정적 제갈량의 대전략의 일환인 북벌을 견제하려다가 결국 파직된 이엄과는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단장 브라쪼와 플릭의 원만한 협의를 기원한다.

수어지교를 굳이 단 이유는 루메니게가 플릭의 바닷물이 되어주는 바람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쪼가 생각을 바꿔 플릭과 타협하며 그를 지원하면서 바닷물에서 흐르는 강물이 되어줘서 플릭과 함께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여는 공신이 되어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런 결론을 맺었다.

오랜 시간 참았던 플릭의 도약과 그간의 아쉬운 모습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브라쪼의 재도약, 그리고 루메니게 시대의 화려한 마무리와 후계자 올리버 칸의 시대의 화려한 시작을 이끌 비책이다.

그리고 선수들은 이런 위대한 팀의 일원으로 역사에 길이 남으며 높은 연봉을 받게 되며 이렇게 축구계를 호령하는 바이에른 뮌헨을 보며 행복해하는 전 세계의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브라쪼가 자네라는 카드를 이만 포기하고 베르너 영입 지원과 기존 자원의 재계약에 주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 박수용의 토르 난 테-동네 축덕 아저씨의 축구 썰 관리자: 박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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