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건의 정신을 잇는 남자. 해리 케인의 바이언 이적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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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건의 정신을 잇는 남자. 해리 케인의 바이언 이적에 대해서

토르난테 2023. 8. 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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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이적 사가

한국시간 2023년 8월 12일, 잉글랜드의 주장 해리 케인이 토트넘 핫스퍼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2010-11 시즌, 토트넘 핫스퍼에서 데뷔한 케인은 초년에는 하부리그인 레이턴 오리엔트, 밀월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노리치 시티와 레스터 시티에서는 자주 나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토트넘 핫스퍼는 케인에게 기회를 줬고 토트넘에서 제대로 보낸 첫 시즌인 2013-14 시즌에 공식전 19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했다. 그러고 2014-15 시즌, 만개하기 시작하며 무려 공식전 51경기에 나서 31골을 기록했다.

2014-15 시즌 이후 토트넘 핫스퍼에서 아홉 시즌을 더 보내며 매 시즌 20골 이상 득점하는 괴력을 선보였으며 결국 2016-17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고의 성적인 준우승을 기록했으며 그 시즌부터 2021-22 시즌까지 여섯 시즌 연속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북런던의 대표로 올렸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13골을 득점했으며 토트넘 소속으로 435경기에 출전해 280득점 64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이끈 케인&손



그러나 케인은 2022-23 시즌이 끝나자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원했기에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을 타진했다. 드레센과 네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순탄하게만 흘러가지 않았다. 애초에 토트넘 핫스퍼의 회장 다니엘 레비는 천하의 페레스조차 곤란하게 했던 협상가였고 빌트의 기자들은 계속 도움이 되지 않는 돌발행동만 벌였고 명예회장 회네스마저 참지 못하고 이적에 관련해 토트넘을 존중하지 않는 발언을 했다.

이렇듯 여러 순탄치 못한 과정이 있었지만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고정금 1억 유로에 옵션포함 1억 2천만 유로라는 어마어마한 이적료에 이적을 합의했다. 바이에른의 수뇌부들이 45일간 집념과 열정을 보였기에 이뤄낸 이적이었다.

 

 

케인 오피셜

 


선배 키건의 발자취를 따르는 케인

 

케인의 분데스리가 행은 46년 전에 있었던 잉글랜드 풋볼 리그 최고의 스타 케빈 키건의 함부르크 이적과 많이 닮았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독일 무대로 이적한 부분에서는 많이 닮았다.

실제로 키건은 함부르크에서도 비록 유러피언 컵 우승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함부르크의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이뤄내는 등 1980년대 초반,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던 함부르크에게 큰 영향을 줬기에 그의 팀 동료 펠릭스 마가트도 "그가 왔을 때, 함부르크의 위대한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케인은 키건과는 약간 다르다. 키건은 이미 풋볼 리그 우승을 세 번이나 이뤄냈으며 이적 직전인 1976-77 시즌에는 유러피언 컵 우승도 이뤄냈었다. 물론 함부르크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더 성장했지만 이미 많은 커리어를 이뤄낸 선수였다. 케인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개인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강호들을 제치진 못했다. 그랬기에 우수한 실력에도 그가 딴 공식전 트로피는 없었고 이는 케인이 시어러의 기록을 유보하고 이적을 택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리버풀에서 성공한 키건은 함부르크에서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케인은 같은 리그의 맨체스터 시티가 트레블을 이뤄낸 이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스탠스를 보였다. 다니엘 레비가 프리미어리그 팀에는 케인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케인은 프리미어리그 내 이적만 원했으나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및 바이에른 뮌헨과 접촉했다.

지난 시즌에 떠난 레반도프스키를 대체하지 못하고 어려운 시즌을 보낸 바이에른 뮌헨과 벤제마가 이탈한 레알 마드리드 역시 케인이 필요했기에 그의 영입을 타진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 영입을 위해 케인 영입전에서 철수했고 바이에른 뮌헨만 남았다. 중간에 파리 생제르맹이 끼긴 했지만 케인이 파리 생제르맹을 선택하지 않고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고집했으며 그 덕에 바이에른은 45일간 치열한 협상 끝에 그를 데려갈 수 있었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은 상대의 파이널 서드에서 볼을 오래 소유했음에도 추포 모팅이 출전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이는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탈락과 분데스리가 우승을 최종 라운드까지 와서 확정 짓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최종 라운드에서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아주지 못했다면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뤄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도르트문트는 마인츠전을 놓치며 이번에도 리그우승에 실패했다.



케인은 지난 시즌 다른 토트넘 선수들의 부진에도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0골을 득점했으며 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자 중앙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올라가기도 했으며 콘테볼 특유의 롱 패스 상황에서 포스트플레이에서도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안정적인 득점력은 물론 도움왕에 오른 적이 있었을 정도로 뛰어난 연계 플레이와 포스트플레이를 바탕으로 바이에른의 공격 옵션을 늘려줄 가능성이 높다. 즉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레반도프스키와 가장 유사한 타입의 공격수 케인을 영입하지 못하면 설령 음바페를 영입하더라도 실패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었던 이적시장이었다.

그리고 바이에른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를 분데스리가에 데려오는데 성공하며 건재함을 보였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은 항상 트레블을 목표로 하는 것을 보여줬기에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 등 다른 선수들과의 재계약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케인의 기록

 


결론

여담으로 케인의 연봉은 2500만 유로, 지난 시즌 왔다가 알 나스르로 떠난 마네의 연봉보다도 많으며 레반도프스키가 바이에른에 머무르던 시절에 받던 연봉이었다. 이적료와 더불어 바이에른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 우승에 만족했더라면 어마어마한 이적료가 드는 케인을 영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케인은 분데스리가에서의 안정적인 득점력을 선보이는 건 물론 큰 무대에서의 활약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케인도 이를 각오했기에 바이에른의 저지를 입었을 것이다.

그동안 케인은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토트넘 시절에는 혼자 받던 부담을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어느 정도는 나눠 받을 수 있으니 케인도 부디 여기서 분데스리가와 DFB포칼,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고 선배 키건처럼 발롱도르까지 수상해 레반도프스키, 벤제마, 루이스 수아레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뛰어넘는 공격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는 가능할 것이다. 마이클 오언이 아니라 해리 케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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