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용의 토르난테/개인적인 사색

토르난테의 주관적인 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고의 결승전 Top 5

토르난테 2023. 6.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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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인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좋은 컨텐츠를 진행하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있기에 챔피언스리그 프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유러피언 컵 시절은 제외한 평가다.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이 아니기에 칼럼이 아닌 개인적인 사색에 담았다. 그 무엇보다도 내 생각 이야기하는게 목적이다.

 


5위 2008-09 시즌 결승전, FC 바르셀로나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8-09 시즌이 시작하기 전, 양 팀의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07-08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며 팀이 다시 전성기의 궤도로 올라서며 퍼거슨 체제를 한층 더 공고하게 했다. 그러나 FC 바르셀로나는 레이카르트 체제에서 팀 기강이 무너지며 불성실한 선수들이 다소 발생했으며 이 여파로 라리가 3위로 부진한 뒤 레이카르트가 나가고 바르샤 B팀 경험만 있었던 신출내기 감독 펩 과르디올라가 지휘봉을 잡았다.

펩 과르디올라는 호나우지뉴, 데쿠, 잠브로타 등 여러 선수들을 방출하고 팀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가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으며 리옹과 바이에른, 그리고 첼시를 모두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맨체스터 유나티디드 역시 무리뉴가 부임한 인테르와 복병 포르투, 그리고 뱅거가 계속 지휘하던 아스날을 모두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이점은 양 팀 모두 경고누적, 및 퇴장 징계로 인해 라인업에 크게 변화를 줬는데 바르셀로나는 주전 풀백 아우베스와 아비달이 징계로 빠지며 센터백 푸욜을 라이트백으로 이동시켰고 푸욜의 자리에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야야 투레를 선발했으며 아비달의 빈자리는 백업 시우비뉴가 매웠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대런 플레처 대신 라이언 긱스를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했으며 루니와 박지성을 측면 공격수로 투입했으며 호날두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웠다.

경기 초반에는 호날두와 루니를 필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공세를 취했으나 10분에 사무엘 에투가 빠른 스피드로 네마냐 비디치를 따돌리고 선제골을 기록했으며 그 이후로는 강력한 중원을 보유한 바르셀로나의 패스 플레이가 빛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시종일관 주도권을 가져갔다. 그리고 70분에는 169cm의 리오넬 메시가 190cm가 넘는 거구의 센터백 퍼디난드와 비디치를 따돌리고 헤더로 득점하며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결국 바르셀로나의 2-0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 경기 이후로 펩이 바르셀로나 1군에서 보여준 크루이프즘 기반의 축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사키이즘을 수비적으로 해석한 카펠로식 축구는 한때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경기 내 최고의 명장면: 70분, 리오넬 메시가 퍼디난드와 비디치 사이로 점프해 헤더로 득점하는 장면

 


4위 2012-13 시즌 결승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vs 바이에른 뮌헨

 

 

2012-13 시즌 4강 대진이 나왔을 때 세간에서는 모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엘 클라시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홈과 원정 도합 7-0으로 대패했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도르트문트에게 홈에서는 2-0으로 이겼지만 원정에서 4-1로 패하며 탈락했다.

2011-12 시즌에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에서 모두 바이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바이에른은 이 패배의 여파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트리플 러너업이라는 영 좋지 못한 결과를 맞이했지만 2012-13 시즌에는 바이언과 도르트문트는 리가에서는 두 경기 모두 1-1로 비겼지만 무려 승점 25점 차로 바이에른이 우승했으며 DFL슈퍼컵과 DFB포칼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1점 차로 승리했다. 즉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챔피언스리그마저 우승할 시 트레블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으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입장에서는 바이에른을 꺾고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트로피였던 것이다.

웸블리에서 붙은 양 팀은 전반전에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가 펼쳐졌는데 양 팀 모두 빠른 템포와 숨 막히는 압박을 선보이며 수준 높은 전방압박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으며 양 팀 모두 찬스를 잡았지만 노이어와 바이덴펠러의 선방쇼에 무위로 돌아갔다.

후반전에는 바이에른 뮌헨이 먼저 칼을 뽑았는데 로번을 중앙으로, 토마스 뮐러를 우측으로 위치를 바꾸며 도르트문트의 수비 뒷공간을 지속적으로 공략하는 전술을 꺼내 들었으며 결국 리베리의 스루패스를 받은 로번이 수비와 골키퍼를 끌고 나와 빈 공간을 만들어낸 뒤 그 공간으로 짧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만주키치가 받아 선제골을 득점했다.

만주키치의 선제골로 다소 지쳐보였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공격적으로 몰아붙이며 단테의 반칙으로 페널티 킥까지 얻어냈다. 이를 일카이 귄도안이 성공시키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경기 종료 1분 전에 제롬 보아텡의 롱패스를 리베리가 받아 힐패스를 흘려줬고 도르트문트의 수비가 이를 놓친 찰나에 로벤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도르트문트의 포백을 한 순간에 돌파해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내며 결국 득점했다.

게겐프레싱의 두 대가 끼리 보여준 명경기는 엘 클라시코 결승을 기대하던 팬들도 상당부분 만족시켰으며 양 팀 감독들의 높은 템포와 섬세한 전술 싸움이 빛을 발휘했다. 로베리 라인의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는 덤.

경기 내 최고의 명장면: 71분, 바이덴펠러도 따라가길 포기한, 그냥 당연히 들어갈 법한 골을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낸 후 포효하는 장면

 


3위 2001-02 시즌 결승전, 바이어 레버쿠젠 vs 레알 마드리드

 

 

 

2001-02 시즌이 시작했을 때 양 팀의 온도는 매우 달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당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지네딘 지단마저 품고 지단, 피구, 라울이라는 강력한 공격 편대를 자랑하며 재차 챔피언스리그 우승 1순위로 올라섰다. 반면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아무도 레버쿠젠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발락의 재능이 만개했으며 브라질의 주전 센터백 루시우와 터키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바슈튀르크가 선전하며 세간의 예상과 다르게 분데스리가와 포칼 챔피언스리그에서 고르게 활약하며 2차 조별리그에서는 데포르티보 라코루냐, 아스날, 유벤투스를 모두 밀어내고 8강에 진출했으며 토너먼트에서도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모두 밀어내고 결승에 진출하는 활약을 보였다. 마드리드 역시 지단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토너먼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FC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최종전에서 뒤집히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분데스리가 우승을 내줬으며 DFB포칼 우승도 샬케에게 내줬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라리가 우승을 발렌시아에게 내주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없는 팀은 무관으로 마쳐야 하는 상황이 오며 양 팀 모두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기 시작한다.

경기가 시작하다 그래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는다고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여러 번 우승한 팀답게 부담감을 잘 극복하며 전반 8분에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스로인을 라울 곤살레스가 왼발로 논스톱 슈팅을 차서 선제골을 득점했다. 레버쿠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14분에 레버쿠젠의 프리킥 상황에서 루시우가 동점 헤딩골을 터뜨리며 1-1 동점이 된다.

그렇게 예상외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으나 전반전 막판, 산티아고 솔라리의 롱패스를 받은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페널티박스 부근에 있던 지네딘 지단에게 연결했고, 높게 뜬 볼을 지단이 발리슛으로 골망을 가르며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골을 득점했다.

후반전에는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였던 세사르가 볼 경합 상황에서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이케르 카시야스가 교체 투입되었고 레버쿠젠도 전반 막판에 투입한 베르바토프와 후반에 라이트백 졸탄 제베센을 빼고 베테랑 스트라이커 키르스텐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카시야스의 선방에 번번이 막히며 경기는 2-1로 종료되었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아홉 번째 빅이어를 손에 넣었다.

경기 내 최고의 명장면: 45분, 지네딘 지단의 UEFA 올해의 클럽 선수상을 확정짓는 환상적인 발리 슈팅 득점

 


2위 1998-99 시즌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바이에른 뮌헨

 

 

바이에른 뮌헨을 좋아하는 글쓴이의 입장에서는 유쾌한 경기보다는 불쾌한 경기에 가깝지만 팀의 이름을 떼고 보면 너무나도 드라마틱해 넣지 않을 수 없었다.

1998-99 시즌 조별 리그에서 격돌했는데 그 조에서 조 1위로 진출한 바이에른과 조 2위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결승에 진출해서 같은 조에 있었던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 누에서 격돌했다.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었으며 DFB포칼에서도 결승에 올라 트레블을 노렸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우승하며 트레블을 노리고 있었고 양 팀은 격돌한다.

결승전 당시에는 양 팀 모두 전력 누수가 있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로이 킨과 스콜스의 결장으로 예스페르 블롬크비스트와 니키 버트가 대신 출전했는데 예스페르 블롬크비스트는 윙어였던지라 본래 측면에서 뛰던 베컴이 중앙으로 옮겨서 활약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레프트백 리자라쥐와 스트라이커 에우베르가 부상으로 결장하며 미하엘 타르나트와 카르스텐 얀커가 대신 출전했으며 원래 주전으로 활약하던 메멧 숄 대신 서브 공격수 지클러가 선발 출전했다.

처음 승기를 잡은 건 전력상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전반 6분 맨유의 오른쪽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을 바이에른의 바슬러가 깔끔한 슈팅으로 그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동점골을 위해 공격적으로 운영했지만 당시 유나이티드의 중원으로 나섰던 베컴과 버트는 유럽 최고의 중원 라인이었던 에펜베르크와 예레미스에게 완벽하게 밀려났으며 앤디 콜과 드와이트 요크의 공격진도 스위퍼인 로타어 마테우스를 필두로 토마스 링케와 사무엘 쿠포르의 쓰리백 수비진에 고전을 면치 못했고 도리어 바이에른의 장신 공격수 얀커와 지클러는 위협적인 콤비 플레이로 맨유의 골문을 노렸으나 슈마이켈에 의해 막혔다.

후반전이 시작하자 바이에른의 공격력은 더욱 거세졌으며 슬러와 바벨이 위협적인 슈팅을 계속 시도했고, 후반 30분 뮌헨 메멧 숄의 칩샷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후반 35분까지 바이언은 압도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몰아붙였다 퍼거슨은 예스페르 블롬크비스트를 빼고 테디 셰링엄을 투입했으며 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앤디 콜을 빼고 올레 군나르 솔샤르를 투입했다. 바이에른은 승기를 잡았는지 일부 선수들이 오만하게 행동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니키 버트에 따르면 후반 중반부터 투입된 뮌헨의 메멧 숄은 마치 자기들이 이긴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을 하였는데 경기 중에 느닷없이 자신들의 팬에게 손을 흔드는 행위까지 보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80분에 바이에른의 노장 리베로 마테우스가 체력적인 경기장을 빠져나와 핑크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교체된 핑크의 실책으로 인해 코너킥 상황에서 셰링엄의 동점골이 터졌으며 베컴이 올린 코너킥을 셰링엄이 헤딩했고 그 볼은 굴절되어 나와서 솔샤르가 침착하게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실낱같은 기회를 모두 살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며 트레블을 달성했고 바이에른은 승리감에 안도되어서 다 잡은 빅이어를 놓쳤음은 물론 이 경기가 후유증이 되어 6월에 펼쳐진 DFB포칼 결승전에서도 베르더 브레멘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분데스리가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명장면: 90+3분 "베컴이 올렸습니다. 셰링엄이 헤딩, 그러나 굴절되어 나온 공을 솔사르가 다시 한번! 솔샤르의 결승골!''

 


1위 1993-94 시즌 결승전, AC 밀란 VS FC 바르셀로나

 

 

글쓴이가 뽑은 역대 최고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토털 풋볼의 양대 요소 점유와 압박 중 압박에 조금 더 비중을 둔 사키이즘과 점유에 조금 더 비중을 둔 크루이프즘의 충돌로 기대를 모았지만 카펠로의 훌륭한 지략으로 완승을 거둔 AC 밀란의 이야기였다.

1993-94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는 라리가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AC 밀란은 세리에 A에서 우승을 차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경기를 이긴 팀이 부정할 수 없는 유럽의 왕이 되는 것이었기에 경기 전부터 신경전이 상당했다.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야말로 최고의 우승후보다. 우리는 웸블리에서 열렸던 그 때의 결승전에서보다 더 완벽하고 경쟁적이며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밀란은 더 이상 훌륭한 팀이 아니다. 밀란은 수비에 기반을 두고 있고, 우리는 공격을 중시한다. 우리가 호마리우를 영입할 동안 밀란은 드사이를 영입한 것이 그 차이다."라고 말하며 밀란을 도발했다.

카펠로도 마찬가지로 크루이프와 라우드루프의 불화설을 언급하며 "라우드루프가 없으니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라고 인터뷰하며 바르셀로나를 흔들었다.

실제로 밀란이 수비적인 축구를 할 것으로 예상했던 크루이프는 라리가에서 자주 사용했던 전술로 경기에 임했으나 밀란의 카펠로는 자신이 리그에서 보여준 경기와는 다르게, 사키가 이끌었던 AC 밀란처럼 라인을 올려 역으로 바르셀로나의 중원과 수비라인의 넓은 간격을 공략해 활동량이 넓은 마사로가 전반전에만 두 골을 득점하게 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 드사이에게는 유연하게 프리롤을 부여하며 바르셀로나의 호마리우와 스토이치코프, 치키 라인을 자유롭게 막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전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비체비치의 기막힌 왼발 하프 발리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인 수비사레타를 완벽하게 농락하며 득점해 3-0까지 차이를 벌렸다.

바르셀로나는 치키를 빼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고이코에체아를 투입했으나 58분에 드사이에게 추가골을 먹히며 스코어는 4-0까지 벌어졌다. 크루이프는 결국 레프트백 세르지 바르주안을 빼고 공격수 키케 에스테바네스를 투입했으나 밀란의 콤팩트한 수비라인과 타이트한 압박을 벗겨내진 못했으며 호마리우와 스토이치코프는 완벽하게 지워졌으며 4-0으로 종료되었다.

그리고 이 경기 이후 2008-09 시즌 챔피언스리그까지 사키-카펠로의 축구가 유럽 축구계의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

명장면: 47분 사비체비치가 기가 막힌 하프 발리슈팅으로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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