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축덕 아저씨의 축구 썰/동축아썰 칼럼

나 토르난테가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

토르난테 2024. 4. 6. 16:51
728x90

1. 서론

이 블로그에서는 선수들을 줄 세우는 컨텐츠와 구단별 역대 올스타 컨텐츠가 이 블로그의 주력 컨텐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컨텐츠기 때문이다. 순위놀음, vs 놀이, 드림 팀 짜기는 고대시절부터 현대까지 인간들이 즐겼던 토론 문화였고 실제로 한 고제 유방의 부하들과 광무제 유수의 부하들 중 누가 우위에 있냐고 제갈량과 조식이 토론한 기록도 있고 선비들이 심심해서 그때까지의 역사 인물 모두를 인재풀로 선정해 드림팀 올스타전 내각을 설정하는 만고도목 놀이도 유행했었다.

그리고 이런 줄 세우는 컨텐츠에는 사심이 담긴 경우를 포함해 사람들마다 각자 방법이 다르다. 그렇기에 토론이 말싸움으로 자주 번지는 컨텐츠다. 실제로 나도 공격을 받는다면 이 컨텐츠에서 주로 공격을 받는다. 지식이 얕은 사람도 있겠지만 기준을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 경우도 일부 존재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나 토르난테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수를 평가하는지 간단히 공개하겠다.


2. 기본 바탕

개인적으로 해당 선수를 떠올릴 때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최고점에서의 퍼포먼스라 생각한다. 호나우두가 가장 오래 머문 팀은 레알 마드리드지만 축구를 오래 좋아했던 사람들을 보면 바르셀로나 시절과 인테르 첫 시즌의 호나우두를 생각한다. 그래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였던 해를 기준으로 삼아 그 해가 포함된 5년을 최전성기로 잡고 다음에는 가장 우수했던 시즌 다섯 시즌을 뽑아서 티어를 한번 나눈다.

그렇게 1차적으로 티어를 묶은 뒤에는 열 시즌을 기준으로 한번 더 서열을 나눈다. 그리고 15년 이상 전성기를 유지하며 롱런한 선수들은 거기서 가산점을 추가해서 거기서 서열을 매긴다. 단 마티아스 잠머같이 예외적으로 3년 정도는 최고급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나머지가 아쉬운 경우는 감산해서 매긴다. 과거 최전성기를 3년으로 잡았던 시절보다 지금 마티아스 잠머의 순위가 내려간 것은 그 이유다. 반대로 과거에는 순위를 낮게 받았던 롱런파들이 소폭 상승한 이유도 이 원칙을 추가해서도 있다.


3. 잘한다는 기준은 뭔데?

그럼 어느 기준으로 최고점의 퍼포먼스를 정하는가? 당연하게도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은 팀에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는지. 혼자 몇 인분의 플레이를 하느냐다. 그리고 저 두 가지가 같으면 얼마나 자기 자리에서 단점보다 장점을 더 발휘하느냐며 마지막으로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팀의 위기상황에 큰 도움이 되기에 일종의 가산점을 준다.

 

 

최전성기의 호나우두는 정말 무서운 선수로 기억된다.

 

 

이런 이유로 마누엘 노이어와 다른 골키퍼의 레벨을 달리 보는 것인데 전성기의 노이어는 클래식한 골키퍼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함과 동시에 수비라인 뒷공간 넓은 범위를 마치 이탈리안 리베로처럼 커버했기에 노이어가 속한 팀은 수비수 한 명이 더 있는 효과를 받아 라인을 다른 팀보다 높게 올렸다. 물론 레프 야신, 리나트 다사예프와 같은 골키퍼들도 어느 정도 빌드업 과정에서 공헌했지만 빌드업 과정에 공헌한 정도를 넘어서 수비수 한 명 더 있는 효과를 낸 부분은 골키퍼로서 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기는 불가능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경우에는 포지션 역대 최고 수준의 레벨로 올라간다.

 

 

2014WC 8강 vs 프랑스전 전반전 마누엘 노이어의 히트맵



펠레와 메시, 그리고 마라도나를 생각하자. 그들이 축구사 최고의 선수들이라 불린 이유는 혼자서 수비수 3~4명을 달고 뛰면서도 남들보다 많은 득점과 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10년 넘게 반복했다. 당연히 축구사 최고의 선수들로 추앙받을만하다. 호나우두도 이랬던 시절이 있지만 2~3년 남짓이라 저 라인과는 확실히 차이가 벌어졌다. 혼자서 이것저것 다 하는 일명 '푸스발 고트'의 레벨이 아니라면 대부분 팀의 사령관으로서 팀의 플레이를 지휘하며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는 플레이메이커나 1990년대 이전의 리베로, 아니면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해 팀을 구하는 해결사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최상의 조건에 가장 가깝게 내는 스타일의 선수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에 대한 내 평가는 좋지 않다. 이 부분은 나중에 한번 따로 설명하려고 한다. 팀이 어려울 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느냐는 중요한 요소다.

 

 

정말 라이벌 맞아?



마지막으로 뛰어난 수비력으로 상대 에이스를 수비하는 인원을 줄일 수 있는 사람들도 혼자 2인분을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요한 크루이프정도 되는 선수를 막는다면 전담 마킹맨은 물론 지역을 막는 수비수에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미드필더까지 세 명이 막아내도 확실히 막아낸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1974 서독 월드컵에서 불침함과 같았던 크루이프를 침몰시킨 베르티 포그츠가 있던 서독은 달랐다. 포그츠의 활동량은 대단해서 마치 2인분처럼 움직이며 지역을 막는 수비수와 함께 크루이프를 막아냈다. 왼쪽으로 가면 브라이트너, 중앙으로 가면 전진한 베켄바우어의 포지션을 대체한 수비형 미드필더 라이너 본호프, 그리고 포그츠가 있던 오른쪽으로 가면 그 자리를 대신 지키는 슈바르첸벡과 막아냈다. 이렇게 서독은 수비 가담에 써야 할 인원을 한 명 줄여 중원 싸움 및 공격에 가담시켰고 결국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할 수 있었다

 

 

1974 서독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루이프를 집중마킹하는 사냥개 포그츠

 

 

팀원을 한 명이라도 더 중원 및 상대진영으로 올릴 수 있게 도와준 베르티 포그츠가 비슷한 레벨로 평가받는 라이트백들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하다고 저평가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2인분을 하는 선수면 당대 최고 수준의 선수라 불려도 무방하다.


4. 그럼 팀별 역대 베스트 일레븐 선정 기준은?

약간 다르다. 물론 기본 바탕은 고점에서의 퍼포먼스지만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최소한 100경기는 나와야 언급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리고 300경기, 500경기 뛴 레전드들을 외면하기가 어렵다. 즉 누적 공헌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어도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기복도 있었고 선수생활 후반기에 5년 정도 머문 지네딘 지단보다는 10년 이상 머물며 무수하게 많은 우승 트로피를 따내는데 큰 공을 세운 루카 모드리치나 토니 크로스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할 선수 들이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단의 역대 베스트 일레븐을 뽑으면 팬들의 민심과 충성도를 많이 보지만 난 그건 고점 퍼포먼스와 누적 공헌도가 모두 비슷하다고 판단할 때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가산점에 가깝다. 승부조작이나 매국행위와 같은 만행으로 축구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기록이 말살된 경우가 아닌 이상 난 해당 선수가 불미스럽게 라이벌 팀으로 떠나더라도 그가 기록한 업적과 활약상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란의 남자. 데얀 다먀노비치

 

 

나도 레반도프스키, 알라바, 토니 크로스가 인간적으로는 미울지언정 그들이 바이에른의 선수로 이뤄낸 전공과 커리어는 존중한다. 다만 샤흐타르 도네츠크를 기준으로 한다면 우크라이나 축구협회로부터 매국행위로 인해 공식적으로 기록이 제명된 아나톨리 티모슈크는 CAS가 판결을 뒤집지 않는 이상 크라이나에서의 기록은 없는 셈 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영웅에서 매국노로 전락한 티모슈크



대표팀 역대 올스타에 대해서는 아직 기준이 확실하지 않다. 대표팀 공헌도를 선수 개인이 보여준 퍼포먼스와 어떤 비율로 봐야 할지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 점이 확정되면 대표팀 역대 올스타도 많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5. 결론

쓰고 나니 잘 쓴 글은 아닌 것 같지만 일단 내 생각에 대해 한번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어쩌면 나를 한번 변호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내 생각은 이렇다고 봐줬으면 좋겠다.

실제로 조금이라도 더 진실에 가깝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해당 언론의 성향도 알아보면서 열심히 찾았으며 경기도 찾아볼 수 있는 경기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데이터와 내 시간이 허락되는 한 최대한 찾아봤다. 날로 먹은 컨텐츠는 절대로 아니고 최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 기준에서 확실한지.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라 고평가 하는 게 아닌지 잘 생각해 봤다. 실제로 저래서 업로드 과정에서 순위를 크게 올리거나 내린 경우도 많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여러분들이 제 선정 방식을 존중한다면 저도 여러분들의 선정 방식에 대해서는 존중한다. 다만 최소한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줄 세우거나 자신의 구단의 베스트 일레븐을 뽑는다면 현대만 보지 말고 시대별로 어떤 선수가 어느 정도 공을 세웠는지 한 번은 추려낸 다음에 뽑았으면 한다. 축구 역사는 길고 있었던 사건은 방대하며 자료는 많다. 동일한 수준의 지식과 정보에서는 생각의 다름이 있을 수 있지만 동일한 수준의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면 그 명제는 참인 명제가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너가 뭔데 남을 평가하냐고 하는 사람들은 그냥 평가하는 콘텐츠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논리면 당신도 나를 평가하지 말아야 당신의 말이 맞는 거 아닌가?  네가 뭔데?

728x90